연재 · 느린 산책 일기 · 2화 에세이

골목의 소리

오래된 동네일수록 소리의 층이 두껍다.

골목에는 소리가 층층이 쌓여 있다. 가장 아래에는 멀리서 들리는 도로의 웅웅거림, 그 위에 빨래 너는 소리, 맨 위에는 누군가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가 얹힌다.

그 두께가 곧 사람이 산 시간이라는 생각을 한다.

나는 이어폰을 빼고 그 층을 하나씩 세어 보며 걷는다. 소리를 세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의 소란이 같이 가라앉는다.

오래된 동네일수록 소리의 층이 두껍다. 그 두께가 곧 사람이 산 시간이라는 생각을 한다.

김서린 걷고, 보고, 씁니다. 느리게 지나가는 것들에서 문장을 길어 올리는 에세이스트입니다. 작가의 글 전체 보기 →

게시일 2026.10.12

#일상