연재 · 한옥 일기 · 2화 에세이

문살이 만드는 그림자

창호문의 문살은 빛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림으로 바꾼다. 해가 기울면 격자무늬가 방바닥에 길게 눕고, 그 그림은 한 시간에 한 뼘씩 움직인다.

그림자의 속도를 보며 하루를 가늠하던 사람들의 감각이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. 나는 그 감각을 문살 하나하나에 다시 새겨 넣는 기분으로 일한다.

좋은 문살은 가늘지만 곧고, 곧지만 차갑지 않다.

박도윤 한옥을 짓고 고치는 일을 하며 글을 씁니다. 나무와 빛이 만드는 시간을 기록합니다. 작가의 글 전체 보기 →

게시일 2026.10.16

#한옥